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여느 때와 같은 여름 광경 속 딱 하나 달라진 점이 눈에 띕니다. 기민하신 분이라면 이미 눈치채셨겠지요. 바로 양산을 쓰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한때 양산은 ‘남자는 양산 쓰면 모양 빠진다’라며 중년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죠. 하지만 나날이 강도를 더해가는 땡볕 앞에서 그런 고정관념일랑 이미 허물어진 지 오래! 푹푹 찌는 찜통더위를 견디는 데 이제 양산은 없어서는 안 될 여름철 “생존 필수품”입니다.
하지만 땡볕 아래서 양산을 든다고 해서 그렇게나 큰 차이가 있을까요? 무엇이 큰 차이를 만들까요?

양산을 쓰면 체감 온도가 뚝 떨어집니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폭염 때 양산을 쓰면 주변 온도를 7℃, 체감온도는 10℃ 정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 공영방송에서 이를 시험하기도 했는데요, 실험 결과 자외선을 그대로 받은 머리 부분은 1분 만에 48℃로 올라갔지만, 양산을 쓰자 30.6℃로 떨어졌습니다. 땀을 흘리는 양도 줄어듭니다. 일본 환경성이 공개한 실험에서 기온을 섭씨 30도로, 습도를 50%로 설정한 상태에서 양산을 쓰고 15분 동안 걷자, 모자만 썼을 때보다 땀 발생량이 17%가량 감소했습니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뛰어나 온열질환은 물론, 피부 노화 및 탈모 증상 악화까지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 손상, 조기 노화, 피부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피부 노화의 원인 중 80%가량 차지해 피부 관리의 원흉으로 꼽히죠. 양산은 이렇게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하는 장벽 역할을 하며 피부를 안전하게 보호합니다. 또한 강한 자외선은 두피를 손상하고 모발을 약하게 만들어 탈모 증상을 악화시키는데, 이때 통풍이 잘되지 않는 모자보다 양산이 쓰는 것이 훨씬 좋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양산을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는 자외선 차단 지수, 차열 효과, 무게를 눈여겨보라 조언합니다.
원단이 두꺼울수록 자외선과 열 차단 효과가 좋습니다. 자외선 차단 지수(SPF) 40∼50 정도면 적당합니다. 이와 반대로 코팅이 되지 않았거나 비치는 천, 즉 면과 마, 실크 등의 소재라면 겉보기엔 예쁘지만, 자외선 차단 효과는 떨어집니다. 대신 이러한 소재를 덧대 이중 차단을 하면 열 차단 효과가 뛰어나 더욱 시원한 그늘을 즐길 수 있습니다.
양산 안쪽 색은 되도록 어두운 계열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검은색은 자외선 90% 이상을 차단하지만, 색이 밝아질수록 자외선 차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또한 검은색 양산은 땅에서 올라오는 열을 양산이 흡수해 사람에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반면 흰색 양산을 쓰면 반사된 열이 양산을 쓴 사람에게 전달돼 양산의 이점을 완전히 누리지 못하게 됩니다.